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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찰, 텔레그램으로 전국 대규모 마약 유통한 조직 검거…‘44만 명 투약 가능, 시가 508억 원 규모’

이한별 기자 2025-09-04 17:33:45
▲야산에 은닉한 마약류. 대구경찰청 제공

텔레그램을 이용해 마약류 판매 채널 3개를 개설한 후 베트남 등 해외에서 밀수한 마약을 전국에 유통한 조직이 검거됐다.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는 총 26.6㎏로 44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시가로 따지면 508억 원에 달한다.

대구경찰청은 4일 마약 유통사범 검거 브리핑을 열고 마약류를 전국에 유통한 채널 운영자 6명 등 57명을 검거, 이 중 17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검거된 피의자들은 △판매총책(채널 운영자) 6명(구속) △국내 유통책 1명(구속) △운반책 29명(8명 구속) △구매자 17명(1명 구속) △구매자로부터 마약류 대금을 송금받은 결제 대행 4명(1명 구속) 등 57명이다.

57명 중 국내 유통책은 베트남 국적이며, 나머지는 모두 20~40대 한국인으로 조사됐다. 다만 검거하지 못한 20대 후반의 해외 밀수책 1명에 대해서는 미국 마약단속국(DEA)과의 공조를 통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황이다.

이들이 그동안 마약 유통으로 벌어들인 범죄 수익은 60억 원으로 추정되며 유흥비, 고급 외제차량, 명품시계 구입 등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유통 전 야산, 주택가 등에 압수한 마약류 26.6㎏을 포함 현금다발 20억 원, 10억 원 상당의 명품시계 11점을 압수했다. 또 범죄수익 4억 천만 원에 대해 기소전 추징보전 인용 결정받았다. 압수된 마약류는 △필로폰 5㎏ △케타민 6.9㎏ △합성대마 13.5㎏ △대마초 1.2㎏ △엑스터시 1천653정 등 총 26.6㎏다.

▲텔레그램 마약류 판매조직 체계도. 대구경찰청 제공

경찰 수사 결과 마약 유통은 지난해 7월부터 텔레그램을 통해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해외 밀수책을 통해 외국에서 국제택배로 국내에 반입했고, 국내유통책 및 운반책 등을 통해 야산, 주택가, 아파트 등에 은닉하는 방법으로 판매 유통했다.

운반책들은 민가와 멀지 않은 야산에 마약류를 묻어놓고, 소분해 투약자들과 오로지 텔레그램을 통해서만 1대1로 유통했다. 이들은 일상적이지만 눈에 띄지 않는 아파트 급수기함, 전기계량기함, 초인종 등에 배달부 복장을 하고 마약을 숨겼다.

특히 미등록 가상자산 거래소를 운영하며 무통장 입금 등으로 마약류 구매대금을 입금해주면 수수료를 제외한 가상자산을 판매자의 수십 개의 전자지갑을 통해 거래하는 등 용의주도한 방식으로 운영됐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마약을 구입한 투약자는 1천 명가량으로 파악 중이며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1월 텔레그램 대형 마약류 판매 채널의 운반책을 검거한 것에서 시작됐고, 그 상선에 해당하는 베트남 국적의 마약류 유통책을 검거함으로써 본격적인 물살을 탔다는 것이 경찰 측 설명이다. 경찰은 위장 거래를 통해 좌표를 파악하는 등 역추적에 들어갔다.

텔레그램사와의 국제공조 및 다양한 수사단서를 종합한 끝에 경찰은 최상선에 해당하는 ‘마약류 판매 채널 운영자’ 사무실을 급습해 총책 6명을 동시에 검거했다. 또 형사기동대 및 경찰서 마약팀 형사 116명을 동원, 3일 만에 전국 2천여 곳에 은닉된 마약류 3.5㎏ 상당을 수거했다.

이승수 대구경찰청 형사기동대 마약범죄수사계 경정은 “지금까지 수집한 방대한 수사단서 및 전문 추적기법을 활용, ‘온라인 마약수사 전담팀’을 중심으로 유통 범죄에 대해 강도 높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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